삼식이의 일기
호박-feelbong
필봉 장
2021. 7. 15. 10:16
호박-feelbong
아는게 병이라고했던가
오늘따라
몹시도 궁굼하다
호박꽃도
꽃이란 말을
맨 처음 누가 했을까
설마
비아냥 거림은 아니겠지 하면서도
그라믄요
장미꽃만 꽃으로 대우 받는건
정말 아니다
꽃만 이쁘게 피었다가
그무엇 하나 남김없이 지고말 때
서글픔 뿐이다
돌담위로
호박꽃이 필적에
한발자욱 가까이 다가서서
뚫어지게
한참을 바라보면
목젖을 다 들어내고 웃어주던
내가 참 이쁘다
보면 볼수록 이쁘단 말이다
단 한번도
호박꽃이 못생겠다고 생각 해 본적 없지만
꽃은 꽃이다
꿀벌에게까지
가슴을 열어
꽃가루 듬뿍 안겨주는 예쁜꽃
삼복
그것도 장마에철에
마디 호박을 심어놓고
오는 사람마다
자랑삼아 항개씩 선물로 주는
해정이가 웃음시롱
열 다섯번째입니다 하고선
호박를 준다
넝쿨을 찾아 댕기면서
여그저그 찾았지만
오늘은
그것도 딱 항개다
더 주고싶어도
장마철에
열린게 없다
냉큼 받아들고서
지브로 왔지만
난
몇해 전 부터
호박을 심지 않는다
넝쿨째 돌아 댕기는것이 싫어서도
호박을 안좋아한것도 아니지만
언제 부터인가
호박안에 벌레가 생긴게 싫어서다
그 벌레가 넘 싫은게다
뜸금없이
도야지고기쪼깐 넣은
애호박 찌게 한그릇이 생각난다
그란디
애호박도 좋지만
호박은 늙어도 좋다
아주
폭삭 늙었어도
호박은 참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