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의 일기

아버지의묘-feelbong

필봉 장 2021. 9. 13. 21:44

아버지의 묘-feelbong

 

 

아버지의 묘

바로 옆으로

어머니의 묘가 있다

어머니 묘는 빈 묘다

어머니는

올해 96세

서울에 사신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38년

그러니까 어머니께서

57세때 혼자되 사신거다

 

형제 자매 

모두 한양사신 탓에

요즘 벌초는

항상 내몫이다

추석을 앞두고

아버지 묘

어머니의 빈묘 벌초위해

새벽 밥 먹고 갔지

 

혼자하는 벌초

골째기 가득

기계음 소리만 들린다

잠시

하늘 한번 처다보고서

묘지 주변으로

가득핀 메밀꽃구경 함시롱

묘비를 읽는다

 

"청춘은 자유찾아

만주봉천으로 떠돌다

귀향

삽들고 지게에 바작얻고

소몰아 쟁기질로

가난과 싸우며

곱거리 빛때문에 가슴절이며 살다

원낭골에 산 새소리

햇살 보듬고

들풀 꽃밭에 누워 영생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