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입니다-feelbong
그대여!
시월입니다
높고 푸른하늘 가득
마~알간 햇살을 보듬고 내려와
온 누리에 딩굴었습니다
고운햇살이 머물다간 자리마다
샛 노랗게
그리고 빠알갛게 파스텔<pastel>물감을 발라놓고
찰랑거리는 바람결 따라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산은 성급하게 색동옷으로 갈아입었고
들꽃피던 언덕위로
불 타 오르는 저녁노을이
통통 가슴을 뛰게 합니다
그대여
내 그대여!
시월입니다
뒤 돌아 볼 틈도없이 불덩이 같은 여름을 떠 보내고 왔습니다
천둥과 번개와 폭우
단 하루도 쉬지않았던 지루한 장맛비
풀섶에 합창단을 두고왔고
그 바닷가 모래밭에 한 여름의 추억마저
백사장에 몽땅 묻어 두고왔습니다
돌담 위로 둥근호박이 노랗게 영글고
박꽃 하얗게 피어나는 지붕위
감나무에 홍시가 홀로 붉어지고 있습니다
메뚜기 뛰 노는 황금들녘에 누렇게 익어가는 벼 이삭곁으로
허수랑 허수아비가 밀짚모자을 눌러쓰고 서서
때 지어 몰려다니는 참새랑 한시름중입니다
그대여!
구월을 남겨두고 온
시월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스치는바람이 뼈속까지 파고들면서
그대를 품었던 가슴은 텅 빈 것처럼 아파옵니다
시월!
그대 앞에만 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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