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앞 마당에서 -feelbong
신 경춘선을 타려다가 말고
청평역을 빠저 나오는데
우체국앞에서 잠시 머뭇 거렸다
문득
너에게 편지 한장 써 붙이고 싶었습니다
모두가 손 전화기에 만 의지하기 때문에
자꾸만 외면당하는 빨간 우체통
어쩜
저렇게 삐진듯한 표정으로 시무룩하다
그런데
뭐라고 써야 하나
무슨 말부터 해야 하나
너무 오랫만에 잡아 본 몽당 연필
죽을만큼
널 사랑했지만
사랑이란 말조차 어색해진 탓으로
그 마음 헤아릴 수 없어
내 마음만
못난가슴이 시키는대로 써 내려 갑니다
양지쪽에 핀 보랏빛 제비꽃
언덕위 아롱아롱 피어 오르는 아지랭이
아직도 차갑게 웃깃 깊숙히 파고드는 봄바람
복수초
얼레지
바람꽃
노루귀
예쁜 들꽃들이 미소를 머금고 봄볕 햇살을 반길 때
나도 따라 베시시 웃었습니다
필때가 있으면 질때도 있겠지만
유난히도 매서운 꽃샘추위
난 덜덜 떨고 말았어
못 견디게
손이 시려와
꼭 잡아던 손을 놓아버리니까
온 몸에서 냉기까지 돌아
나 어떡해
가슴 시리고 못 견디게 아파오고
왔으면 돌아가는 것 또한 순리겠지만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먼 하늘만 처다 볼 줄 몰랐어
내 인생 전부를 올인해 놓고 선 뒷 감당을 못한 바보
그렇게 매정하게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지만
우둔한 머리로는 조금 이해가 되
하지만
아직도 가슴은 아무것도 모른 체
눈물만 머금고있어
내 이럴 줄 진즉 알았다면
돌아 갈 걸 그랬어
하필 우체국 앞을 지나가다
그리움으로 배고픈 우체통 때문에
참 많이도 슬펐어
온 종일
난 널 생각했지
기다리던 봄이 왔어도
화사하게 꽃은 피었어도
아직
내가슴에 겨울비가 내린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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