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이다1-feelbong
밥상 머리에서
그가 외친다
인자는
나아가 가장인께롱 아라서 하시요
흐미!
살다 본께롱
어찌다가
진리까지 변해뿐당가
한번 가장은 영원한 가장이 아니다
이거지요
아무리
팔팔하고
생생하면 뭐하냐
어차피 삼식이인걸
벌써
이자부린 머리가 둔하여
예리한 칼날에
찔리고
베인듯
가슴 시린다
"가장 보담은
전업 주부가 헐 편해요"
하고
날 위로하지만
예쁜 꽃하고 논다고 이렇게 짤릴 줄
난 몰랐습니다
향기 이쁘고
땟깔 고운 아그들 댈고와서
땡볕에
물시중 들어가면
뜨락 가득 피고
동지 섣달 시한에 창가에서 피는 꽃을 보며
나 몰래
꽃앞에 베시시 웃어주던 당신
그 모습이 하도 이뻐서
그대 가 꽃인 줄 알고 여태 살았는데
이제와서
요로코롬 될 줄
시방
난 몰랐당께요
"그냥 가장하라 그러고
강짜나 부리지요"
오매
오매아
그란디
우짠다요
쓰잘떼기 없이
깡짜 부리다가
엄동설안(嚴冬雪寒) 에
홀라당 벗겨놓고
나가라고 하면
아조 큰일이요
일단 내리는 쏘내긴 피하고 본디
나무밑에 꺼적대기 깔고
움크려 잘수있는
봄날 까정은
쥐 죽은듯 사러야제
요노메 신세를 우짠다요
나도
한때
들 짐승처럼 물불 안가리고 살았는데
우째 그라요
"그걸 시방까지 몰랐다요?
어쨋든 돈줄은 꽉잡고 놔불면 안된디~
돈줄을 놔분게 뒷전으로 밀려 난거 아니요.
그래도 어쩔거요.
살아 갈라면 말 잘듣고 살아야제 "
워따메
우째 그라요
큰 위로는 못한다지만
속을 파악~ 뒤집어 놓네
세월 앞에서
나도 이리 될 줄은 몰랐소
꿈에도
이케 살지는 몰랐단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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